에라스무스, 우신예찬

from Ditto 2017/08/23 10:44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학문 연구에 다 소진해버리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밤샘과 근심걱정과 끝없는 노고로 다 날려버리고 남은 삶마저 조금도 즐겁지 않게 보내버린 그런 사람을 한번 생각해보라. 그는 늘 인색하고 난처해하고 침울하고 우울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가혹하며 남에 대해서는 귀찮아하고 지긋지긋해하는 창백하고 수척하고 병약하고 눈곱이 끼고 늙어 비틀어지고 늙기도 전에 머리가 벗겨진 요절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죽어도 상관없다. 여태껏 한번도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지 않는가! 바로 이것이 현자의 한심한 초상이다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중)
2017/08/23 10:44 2017/08/23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