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올케가 입덧이 심해서 먹지도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다.
청소나 빨래나 아무것도 못해서 집도 엉망이고, 세 식구가 밥도 못먹고 있다하여
저녁에 긴급구호활동을 하러 엄마랑 동생네에 다녀왔다.
(올케가 밥을 못하면 동생이라도 하면 될 것을! 음식 냄새도 못 맡는 올케가 마스크를 쓰고 떡국을 끓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출동 -_-;; 이놈아...)
집은 개미가 생겨서 다닐 정도로 엉망진창이고, 지인이는 누워있는 엄마 옆에서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
엄마는 내일 동생네 먹으라고 국 끓이시고, 음식물 쓰레기 정리하고, 설거지 하고...
나는 청소하고 지인이랑 놀아주고...
한창 놀아주다가 집에 가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지인이가 "할머니 가지 마세요~" "고모 가지 마세요~" 하며 애원한다.
"엄마 아야하니까 할머니랑 고모랑 같이 할머니 집에 가서 자자" 해도 그거는 싫다 그러고,,,엄마랑 떨어지기는 싫은가보다.
엄마한테 꼭 붙어서는 금방 울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가지 마세요~" 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조카가 이렇게 매달릴 때도 가슴이 아픈데, 내 새끼 떼어놓고 출근할 땐 더 하겠지.
+ 내가 클때도(그리고 지금도) 다른 가족보다 엄마가 아프면 집이 엉망이었다. 집안일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집안 분위기 자체가 다운이 된다고 할까. 그래서 엄마가 편찮으실 때마다 "아, 엄마가 우리 가족의 중심에 있었구나." 깨닫곤 했다. 아무래도 아빠는 무뚝뚝한 가장의 모습인 경우가 많고, 분위기를 살리는 건 엄마니까. 특히나 3대가 함께 살았던 우리집의 경우, 그 각기 다른 성격들의 가족들을 연결시키는 건 늘 엄마였다. 딴 가족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엄마라는 다리를 거쳐 전할 때가, 혹은 전달받을 때가 많았다. 문제가 있을 때 중재하는 것도 엄마였다. 그런 엄마가 아프면 집안 분위기가 다운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늘 동생네 가서도 느낀 건 역시 엄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해야 하구나 하는 것. 안 그래도 약한 올케가 음식 냄새도 못 맡고 누워있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 지인이가 쓰레기더미 바닥에 앉아 놀고 있는 모습도 마음이 아팠다.
++ 어제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를 봤다. '엄마'라는 이름에 강요되는 역할들에 못 마땅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또 이 세상천지 오직 엄마라는 존재밖에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면 그저 존경과 감탄과 안쓰러움과 탄식과 눈물이 뒤섞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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