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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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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기자, 시네마레터 [토이스토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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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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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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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 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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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이 해피엔딩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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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6
from Ditto
2010/08/16 23:34
"아프리카의 시간은 사사와 자마니입니다. 자마니는 현재 이전까지 내가 겪은 시간이고, 사사는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시간입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다 보면 길에 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볼 겁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그들을 게으르고 한심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시간은 흐르지 않습니다. 자기가 주체로서 행동하지 않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입니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시간에 주인으로 살고 있습니까?" 추장은 자신의 말을 이렇게 끝냈다. "백인에게 옳고 그름이 먼저라면, 우리에게는 좋고 나쁨이 먼저입니다."
이종렬, 아프리카 야생중독 p. 228 나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나.
수면부족
2010/08/16 23:34
2010/08/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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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10/08/13 10:48
(별 상관은 없지만 약간의 스포가 될 수도 있으므로 패스할 분은 패스하셔요) 이동진 기자의 [시네마 레터] 토이스토리3 편
장난감들은 앤디를 여전히 갈망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에 대한 앤디의 마음이 변질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별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저 그들 사이에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생겨나는 관계의 변화를 가학과 피학의 매커니즘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상처만 남길 뿐이지요. 그리고 시간의 그물 속에서 뒹굴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에게, 어쩌면 관계라는 것은 변하는 게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우리는 떠나는 것과 남겨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쁜 건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가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간다. 나는 죽고 너는 산다. 어느 것이 더 좋은가는 신만이 아시리라”고 이야기했듯이 말입니다.
떠나는 누군가의 등을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이 아픕니다. 상대에게 등을 내보이고 돌아서는 것 역시 실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하지만 ‘토이 스토리 3’에서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앤디가 “미안해”라는 말 대신 “고마워”라는 말을 남겨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그들 사이에 시간이 흘러갔기 때문...
수면부족
2010/08/13 10:48
2010/08/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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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10/08/11 01:16
나는 종이로 만든 책을 사랑한다. 서점에 들어서면 서가에 꽉 차 있는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평생이 걸려도 꽂혀 있는 책들의 절반, 그 반의반도 읽지 못할 텐데 이미 다 읽어버린 것 같은 황홀한 느낌이 든다. 수많은 책들이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에 그런 착각을 하게 된다. 무형의 지식과 이야기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어서, 읽기도 전에 경험한 것 같은 그런 착각 말이다. 멋진 표지와 묵직한 장정, 책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감촉과 종이 냄새는 또 어떻고. 나는 책의 내용을 사랑하는 것일까? 책이라는 물건을 사랑하는 것일까?
서진, New York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p. 72
음...난 둘 돠~^.^ 요건 위 인용 부분의 다음 문단
more.. 서점 취재를 하면 할수록 종이책의 수명이 점점 끝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신호는 여러 가지로 감지된다. 첫째,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둘째, 책의 종수는 많아지지만 정작 책다운 책은 출판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셋째, 출판 산업이 대자본화하면서 책은 자체의 가치보다는 특정 콘텐츠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종이 값이 매년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책을 만들 나무는 점점 부족해질 것이다. 종이로 만든 책과 그것을 파는 서점이 점점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서점을 방문하면서 책 냄새를 맡고, 책장을 넘기는 것도 미래에서는 꿈같은 일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수면부족
2010/08/11 01:16
2010/08/1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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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01:13
나에게는 장애가 있다. 어릴 때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많이 당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머리가 나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인지, 심각할 정도로 기억력이 형편없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다섯 번 정도는 만나야 가까스로 기억한다-어릴 때 살았던 동네나 집, 나에게 잘해준 사람, 상처를 준 사람,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 구분하지 않고 모두 기억 못 한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깜깜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심지어 군대 시절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혹독하게 훈련을 받고 추위와 싸우며 눈을 치웠는데 (군대에서 축구도 했을 텐데) 그 시절에 만났던 사람이나 들었던 이야기, 대사 같은 게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명색이 작가인 주제에 이렇게 기억력이 형편없어서야, 거 참,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대책없이 해피엔딩] 중 김중혁 김중혁 작가를 만나게 되면 대결 한 번 해보고 싶다. ㅎㅎ 진짜 이쪽 방면으로는 지지 않을 자신 있는데. 글만 봐서는 나랑 너무 똑같아서 섬뜩할 정도네! 내가 늘 "나는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처럼 그도 "나에게는 장애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ㅎㅎ 어릴 적은 물론이며 다 커서의 기억이 없는 것도 똑같고.
수면부족
2010/07/26 01:13
2010/07/2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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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6 01:11
요즘의 '웰빙'이라는 말처럼 그 당시의 '운동'은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같은 것이었다. 운동하는 삶은 독서를 포함한 취미생활, 헤어스타일, 복장과 태도, 식습관과 음주성향, 말투와 행동방식, 인간관계와 대화술, 심지어 연애관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국면에 영향을 끼쳤다.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촌스럽다는 것이었다. 촌스럽다는 건 정치적으로 좋지 않은 표현이지만, 이번만 이해해달라. 어쨌든 이십 년 전의 일이라 촌스럽다는 게 아니라 삶의 모든 요소를 한 방향으로 줄지어 세우는 그 일사불란함이 촌스럽다는 것이다. 일사불란. 그렇기에 이 촌스러움에 손을 대본다면 우린 그 표면이 꽤나 매끄럽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예컨대 이발소에 걸린 그림이나 부동산으로 갑자기 부자가 된 지방 유지의 집에 있는 고려청자 복제품처럼.
[대책없이 해피엔딩] 중 김연수(2009.06.18)
노자의 말중에 "거거거중지去去去中知, 행행행리각行行行裏覺"이라는 게 있다. 가고 가고 가다보면 알게 되고, 하고 하고 하다보면 깨닫게 된다는 건데 (중략)
[대책없이 해피엔딩] 중 김중혁(2009.12.10)
약간 시큰둥하게, 하지만 자세히 보면 반쯤 얼이 나간 채로 잡지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회사를 다니고 몇 달이 흘러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어느 밤, 시간이 없어서 저녁도 거른 채 택시를 타고 회사로 돌아가다가 나는 내가 짐승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심오한 사실을 깨달았다.
[대책없이 해피엔딩] 중 김연수(2009.12.31)
수면부족
2010/07/26 01:11
2010/07/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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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6:01
경화 보거라.
우리의 털 없는 피부는 자극적인 물체가 아주 많아서 대용품으로 흔히 이용된다. 털로 덮여 있거나 폭신폭신한 옷, 또는 양탄자나 가구는 강한 몸손질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애완동물은 훨씬 더 유혹적이어서, 고양이털을 쓰다듬어주거나 개의 이마를 긁어주고 싶은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털없는 원숭이는 거의 없다. 동물이 이런 사교적 털손질 행위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털을 쓰다듬어주는 사람이 얻는 보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애완동물의 털가죽은 우리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털손질 충동을 발산할 수 있는 배출구로서 더 중요하다.
데즈먼드 모리스, 털없는 원숭이 중
넌 이상한 털 없는 원숭이야! ㅋㅋ
수면부족
2010/06/25 16:01
2010/06/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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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12/16 23:14
오피스텔과 직장을 오가고, 밤을 새고, 회의를 하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돌아와 빨래를 하고, 간단한 요리를 만들거나 경조사에 얼굴을 내밀고, 가전제품을 구입하고, 오디오를 바꾸고, 외국으로 현지답사를 떠나고, 돌아오고, 그때그때 트랜드에 맞는 옷을 구입하고, 승진을 위해 노력하고, 연봉 협상에 임하고, 미용실을 바꾸고, 회식을 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잠을 자고, 일어나 샤워를 했을 뿐인데 15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있었다.
박민규, 「근처」 중 어찌나 와닿는지. 회사를 다니고, 잠을 자고, 일어나 샤워를 했을 뿐인데 6년이 훌쩍 흘러 있다. 음. 일어나 샤워를 하는 게 아니라 샤워하고 자는구나. -.-;
당시 나는 남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세상엔 두 종류의 남자가 있는데, 착하고 재미없는 사내와 재밌지만 나쁜 사내가 전부라는 생각이었다. 세계가 그렇게 납작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건 나중에 알았지만.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닌 인간의 울퉁불퉁함을 잘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 역시 뒤늦게 깨달았지만. 그땐 선배가 착하면서도 유쾌할 수 있는 유일한 이성처럼 느껴졌더랬다.
김애란, 「너의 여름은 어떠니」중 짝사랑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혼자 이러니 저러니 온갖 상상을 하지만, 그래, 현실은 이런 것이다. + 인용한 박민규와 김애란 글 외에도 김숨의 「간과 쓸개」추천. 내가 주인공 할아버지인 예순일곱의 간암말기 환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읽었다. 작가가 나와 나이차이도 많이 나지 않는데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부러울 따름.
수면부족
2009/12/16 23:14
2009/12/1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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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12/08 23:39
외국 클라이언트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것. 외국애들은 참 말이 많다. 특히 남자들도 어찌나 수다스러운지. 좌담회가 끝나도 자기들끼리 수다떠느라 갈 생각을 안한다. 그리고 깐깐하다.
좌담회 첫날이 지났다. 다리 힘이 풀리면서 통증이 온다.
첫 진행 싫어.
more..
1번 타자는 참 안 좋다. 제일 먼저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예를 들면 결혼식 축사를 할 때 "그럼 먼저 누구누구 님 부탁드립니다"라고 지명을 받았을 때를 상상해보면 알 수 있다. 혹은 회사 기획회의에서 "그럼 먼저 누구누구 씨 기획안부터 들어볼까?" 하며 자기 이름이 불렸을 때를 상상해보아도 된다.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런 것을 환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니, 난 뭐랄까 쬐꼼 있다가 했으면 좋겠는데. 한 세 번째 정도에 하면 안 될까? 안 된다고? 그래? 그럼 할 수 없기는 한데. 아아, 정말 싫다.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흐려지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처음 시작할 때는 대개 그 자리의 분위기가 딱딱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긴장되어 있고 다들 어깨에 힘이 약간씩 들어가 있다. 게다가 처음부터 딴 생각을 하거나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없다. 분위기가 좀 풀리면 '이게 끝나면 생맥주집에 가서 목이나 축여야지. 아니면 꼬치구이 집에서 차가운 청주 한 잔 하는 것도 괜찮지. 으히히히' 이런 생각들이 고개를 들기도 하지만 아무리 집중력이 없는 인간이라도 처음에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게 되어 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그만큼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1번 타자에게는 필요 이상의 압박감이 든다.
- 오쿠다 히데오,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중
수면부족
2009/12/08 23:39
2009/12/0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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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11/25 23:24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될 수 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 내 신념을 받치고 있는 수많은 통념들 가운데 그릇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없을 것인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속에도 그런 것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인구론』과 맬서스는 금이 간 거울이다. 내 생각도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일그러져 있지 않은지 경계하면서, 거기에 나를 비추어 본다.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될 수 있다!
4장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인가' 맬서스 인구론 편 p.91
선덕여왕에서 문노가 비담에게 했던 말, "대의를 위해 빠른 길을 택하였다고 하였느냐. 이 어리석은 놈아. 빠른 길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대의라고 하는 것이다."가 생각났던 구절.
내가 밝히려고 했던 그 진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다. 그게 쉬울 것 같으면 이미 오래전에 받아들여졌을 것이며, 결코 지금까지 감추어져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분투하고 고난을 감수하며 필요하다면 죽기까지 할 진리의 벗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리의 힘이다. (헨리 조지,『진보와 빈곤』555쪽)
12장 '문명이 발전해도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헨지 조지 진보와 빈곤 편 p.265에서 재발췌
우리는 국가 경제 위기나 기업의 도산에 직접적 책임이 없는 노동자들을 경제 위기 극복이나 기업 회생을 명분으로 대량 해고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부당함을 지적하는 노동조합의 항의에 국가는 물대포와 강제해산, 손해배상과 구속, 유죄 선고로 대응할 뿐이다. 이런 부조리를 해소하는 '근본적 변화'가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에 사람들은 이런저런 부분적 점진적 개선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한다. (중략) 그래, 진리가 아름다운 것은 그걸 실현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일지도 몰라. 행하기 쉬운 진리에는 매력이 없는 거야. 그러니까 '근본적 변화'가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그 자체가 멋지기도 하지만, 실패하고 좌절하면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서려는 '진리의 벗'들, 그들의 몸부림이 아름다워서일지 몰라. p. 267
역사란 무엇인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보고 싶어졌다.
오늘날의 모든 언론인들은 여론을 움직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적절한 사실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데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흔히 '사실'은 스스로가 말한다고들 한다. 이것은 물론 진실이 아니다. '사실'이라는 것은 역사가가 불러줄 때만 말을 한다. 어떤 '사실'에게 발언권을 줄 것인가, 또 어떤 순서(order)로 어떤 맥락(context)에서 말하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역사가인 것이다. '사실'이라는 것은 자루와 같다. 그 속에 무엇인가를 넣어주지 않으면 사실은 일어서지 않는다.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14쪽)
14장 '역사의 진보를 믿어도 될까' E.H.카 역사란 무엇인가 편 p.302에서 재발췌 책 읽으니까 좋다 ㅠ_ㅠ
수면부족
2009/11/25 23:24
2009/11/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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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08/13 13:45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합니다. 물론 그들은 자기 이익과 자신을 동일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기의 정체성에 투표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이 자기 이익과 일치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그쪽으로 투표할 것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리버럴과 진보 진영의 후보들은 여론 조사를 따라,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더 '중도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전혀 왼쪽으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도 그들은 선거에서 이깁니다!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모델을 작동하려면 진보주의적 지지자들을 향해 발언해야 합니다. 오른편으로 이동하지 마십시오. 오른편으로 이동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상처를 줍니다. 이는 우선 진보주의 지지자들을 소외시키고, 부동층 사이에 보수주의 모델을 작동시킴으로써 도리어 보수주의자들에게 보탬이 됩니다.
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중
수면부족
2009/08/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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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06/04 10:34

해방 후 지금까지 독재적 군사통치가 판을 칠 때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외면했다.
'나는 야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다. 나는 정치와 관계없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봐왔다. 그러면서 그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인 양 점잔을 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악을 악이라고 비판하지 않고, 선을 선이라고 격려하지 않겠다는 자들이다. 스스로는 황희 정승의 처세훈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얼핏보면 공평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은 비판을 함으로써 입게 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다. 이것이 결국 악을 조장하고 지금껏 선을 좌절시켜왔다. 지금까지 군사독재 체제 하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이렇듯 비판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느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악한 자들을 가장 크게 도와준 사람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김대중의 '잠언집' 中 - 중립이 범죄인 이유
수면부족
2009/06/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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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06/02 00:20
지방 출신. 빈농의 아들. 고졸. 인권변호사. 재야정치인. 만년 야당. 그 총합이 노무현이다. 대한민국 주류는 한 번도 그런 비주류가 최고 권력자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임 중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집권여당과 보수언론으로 상징되는 주류들은 그를 조롱했다. ---------------------------------------------------------------------------------------------------------------------------- 그러나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1201만 4277표의 무게를 잊고 있었다(2002년 당시에는 투표권이 없었던 19살 미만 지지자들은 제외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시당할 때, 그들은 자신들이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노 전 대통령이 모욕당할 때 그들에게 전해진 불쾌감도 쌓여갔다. 그의 죽음 앞에 수많은 분노와 수많은 눈물이 흩날리는 이유다. ---------------------------------------------------------------------------------------------------------------------------- 보수언론은 재임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늘 '무능력과 증오의 화신'으로 묘사했다. ... 보수언론은 노 전 대통령이 '강남-삼성-서울대'로 상징되는 한국의 주류에 대한 증오심을 현실정치에서 이용한다는 프레임을 만들고자 했다. 강준만 교수는 "이들의 주장에 흘러넘치는 시기와 복수의 수사학은 이 땅의 수구 기득권 세력이 노무현에게 갖고 있는 반감의 강도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고 했다. 이는 재임 기간 내내 지속됐다. 신병률 경성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조선일보>의 조선만평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만들어온 프레임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무자격'일 것"이라며 "능력과 성격 등 모든 부분을 통틀어 '무능한 이미지'가 관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독한' 수사도 '증오심에서 비롯한다'고 설명하는 이들이 많았다. ---------------------------------------------------------------------------------------------------------------------------- 증오와 무시를 바탕으로 한 현실 정치권력과 사법권력 그리고 언론권력의 '노무현 죽이기'는 결국 그의 죽음으로 귀결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결과다. 후폭풍이다.
수면부족
2009/06/02 00:20
2009/06/0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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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9/05/07 23:08
선수들이 감독을 좋아한다면 감독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그러나 그 애정은 팀의 성공에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감독을 존경하는 것이고, 선수들의 존경은 감독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때에만 얻어진다.
야구란 무엇인가, 챕터 5. 감독 편 중
세상엔 나 혼자만 잘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운전이 그렇고, 야구를 비롯한 팀플레이를 하는 스포츠가 그렇고, 회사 일이 그렇다. 이제껏 나는 나 혼자만 잘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사람 좋은 팀장도 못 되면서, 욕은 안 듣고 싶어하고. 제대로 차근차근 가르쳐 주지도 못하면서, 속으로 짜증은 얼마나 냈던가.
오늘도 반성합니다.
PS. 모르는 분들을 위해, 팀원이 본인 합해 달랑 3명인 팀입니다. 이것도 버거워서 허덕입니다...
수면부족
2009/05/07 23:08
2009/05/0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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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2 10:28
우리가 좀더 절실하게, 좀더 절박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지금 이명박 정권 4년, 거기다가 다음에 또 이상한 사람이 정권을 잡아버리면 제 50대는 다 날아갑니다.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특강] 중 이렇게 한 문단 읽기가 어려운 책도 드물었는데. 뉴라이트, 간첩 만들기, 삽질건설...가슴이 답답해서 계속 책장을 덮어야 했다. 일제시대와 이승만, 박정희를 지나서 자란 나는 물론 행복한 세대이지만. 그렇지만 내 30대 역시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
수면부족
2009/04/22 10:28
2009/04/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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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22:37
너한테 묻고 있는 내가 바보다......사람들은 종종 내게 수진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나한테 보기 드물게 멍청하고 아둔한 면이 있는 게 분명하다. 알아야 하고 알 수 있는 것에 대해 아무 것도 눈치 못 채고 지나쳐버리는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계산과 연산에 대해 알지 못한다. 아마 지금도 그런 일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완전히 끝났다. 우리 의지 안에서도, 세상의 우연 속에서도.
음식을 만드는 데에는 그만두어도 되는 시점이라는 게 있다. 이를테면 라면 물 정도는 얼마든지 버려도 되고, 라면 봉지를 뜯었다면 잘 봉해버리면 되지만, 라면을 끓는 물에 넣었다면 그 순간부터는 돌이킬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그런 시점이 있을 것이다. 관계를 돌이켜도 흔적이 흉터처럼 남기 시작하는 시점.
집으로 돌아오니 몸이 천근 같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피곤하다. 새로운 남자를 만나는 일은 두 배쯤 더 피곤하다.
박주영,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서평들은 다 좋던데, 나는 그냥 그랬다... 여주인공이 그닥 마음에 안 들었다. 나도 둔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럽지만, 그리고 정말 친한 남자친구들이 주위에 있지만 여주인공은 둔한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가 안 돼 보이고 더 공감갔다. 난 역시 남자 쪽에 감정이입? -.-;
그래도 위 인용문들은 매우 동감.
수면부족
2009/03/03 22:37
2009/03/0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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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09:58
지로, 이 세상에는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서서히 변화하는 것들이 있어. 노예제도나 공민권운동 같은 게 그렇지. 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 날 아침에 거저 내준 것이 아니야.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낸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아버지는 그중 한 사람이다, 알겠냐?“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 중
어느새 용산 사건은 연쇄살인마에 가려져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두 사건 다 너무나 참담해서 말을 잇기가 힘들다.
이 사태는 이제 정치학이 아니라 정신병리학의 소관처럼 보인다. 이 정권은 환자다. 그들에게는 초자아(Super Ego)가 없는가. 민주화 이후 그토록 더디게 우리 내면에 겨우 자리잡은 '이런 일은 이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는 그 초자아가 그들에게는 없는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죄의식도 없는 것이다.
신형철, 한겨레21 746호 '치명적인 시, 용산' 중
수면부족
2009/02/03 09:58
2009/02/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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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16:24
위녕, 아직 젊은 너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삶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어느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구나. 그 이유는 반복이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야. 네 나이 때는 처음 해 보는 일이 처음 해 보지 않은 일보다 많겠지만 엄마 나이가 되면 처음 해 보는 일이라고는 일 년에 손을 꼽을 정도이지. 그게 사물이든 감정이든 말이야. 여행을 떠나면 왜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어. 낯선 길이 멀게 느껴지는 것도 말이야. 그렇다면 시간조차 공평치 않은 것. 삶을 길게 산다는 것은, 오래 산다는 것은 시간의 잔인함에 내맡겨진 일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엄마는 알게 되었단다.
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中
일상에는 뭐든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수면부족
2009/01/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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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6 14:35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中
내 나이 열일곱 살 때, 어머니는 자궁암 판정을 받고 대수술을 받았다. 평생 제과점을 운영한 분이라 어머니 정이라고는 잘 모르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 입원하시고 나서야 그분의 자리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았다. 어린 마음에는 그저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한때 내가 들어 있었을 아기집을 떼고 난 뒤에야 어머니는 다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해부터 여름이면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아기집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몸은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몇 년 전 엄마가 자궁근종으로 수술을 받으셨을 때 아니 그 후에라도 난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한때 내가 들어 있었을 아기집을 뗀 엄마,라는 생각. 기껏 생각한 거라곤 아, 엄마가 이제 자궁이 없구나. 상실감이 크시겠구나. 이제 생리 안 하시겠구나. 뭐 이따위 것들이었다. 내가 열달을 살았고, 우리 동생도 열달을 살았던 곳을 떼 내신다는 생각은 꿈에라도 하지 못했다. 한때 내 세상의 전부였었을 공간이 없어진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부끄럽고 속상해서 쥐구멍에 머리를 박고 싶은 심정이다.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그 일들을 잊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살아가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는 때로 너무나 행복하므로 문학을 한다. 그 정도면 인간은 충분히 살아가고 사랑하고 글을 쓸 수 있다. 행복한 추억 몇 가지가 살아가는 버팀목이 된다. 맞다.
수면부족
2008/11/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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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5 13:04
이상하다.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이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지금 몸 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건 아니구나. 또 하나 배워간다...
- 제 2의 연애시대를 보는 것 같다. 나레이션도 그렇고. 미혼남녀의 필독 아니 필시청 드라마? ㅋ
수면부족
2008/11/05 13:04
2008/11/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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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5 00:20
무릎팍 도사 허영만 화백 편.
벤치에 그냥 있던 선수와 몸을 풀고 있던 선수 둘 중, 대타 기회가 생겼을 때 누가 안타칠 확률이 높겠는가. 기회는 언제든 온다. 몸을 풀고 기다려라.
평소 꾸준한 노력없이 그저 얻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알지만 참 힘든 일. 그런 의미에서 반성 좀 하고, 목표 세우고 노력해보자. 내 하루하루가 너무 의미없이 지나간다...
수면부족
2008/09/25 00:20
2008/09/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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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01:08
맨 처음 나치 정부는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 정부는 사회 민주주의자들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 민주주의자가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 정부는 노동조합원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그리고 정부는 유태인들을 잡아갔다. 그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마침내 정부는 나에게 찾아왔다. 하지만 나를 위해 항변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 마르틴 니묄러(독일 신학자)

왼쪽은 지난주 한겨레21 원샷 코너의 '선진 경찰의 포효', 이른바 백골단 사진 오른쪽은 이번주 원샷 '공영방송의 눈물', 이사회에서 졸속적으로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한 뒤 한 직원이 보인 눈물이다.
이번주 한겨레21의 이주의 한 문장 이라는 꼭지에는 이런 문장이 실렸다.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 에릭 홉스봄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심장을 때린다. 나 먹고 살기에도 바쁘고, 내 고민만으로도 세상은 버겁다. 85세의 노학자는 신념과 정신을 잃지 않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체념과 조롱, 탄식과 방관, 무관심과 분노에 갇히지 않은 채,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비판의 시각을 잃지 않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나는 내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내가 약자의 편에 설 줄 알고, 강자에게 무릎 꿇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내가 현명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올바른 시각과 올바른 판단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한다. 하지만 그저 두 눈 질끈 감고 보내버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힘들고 귀찮아서 외면하는 일은 얼마나 많은지. 내 무지와 무관심으로 지나치는 일은 얼마나 많은지.
일개 월급쟁이로 살아가면서도 기본만은 잃지 말자 생각하지만 하루하루 되돌아 보건대 부끄러움 뿐이다. 세상은 절대, 절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적어도 방관하며 살지는 말자.
수면부족
2008/08/14 01:08
2008/08/1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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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2 00:51
강제 추방이 아닌 다음에야 떠나는 사람에겐 무엇보다 스스로의 의지가 개입되게 마련인지라,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때까지 모두가 자신의 선택하에 있다. 덤으로, 맞닥뜨린 공간이 낯설면 낯설수록 두고 온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이 얼마큼은 밀려나고 말 터이니 아무래도 여유롭다. 능동의 영역이다. 그렇지만 남겨진 사람은 다르다. 그저 남아, 떠난 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익숙한 공간에서 떠난 사람의 흔적을 감당하는 일이 고통스러워도 남은 채로 있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자기만의 암호로 자신의 상처를 꾸준히 드러내게 마련이다. 무의식적인 구조 요청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행히 그것을 해독할 수 있는 누군가 나타나준다면 그때부터 치유는 수월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처는 늘 발열상태를 유지하며 정신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심지어는 훗날 죽어 육신이 없어지고 나서도 한恨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한참 동안 이승을 배회한다.
김진규, 달을 먹다 중
수면부족
2008/08/12 00:51
2008/08/1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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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14:34
그녀는 자세를 한번 바꿀 때마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골몰하게 생각한다. 혹은 하나의 자세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한다. 오늘의 일과 내일의 잊지 말아야 할 것들, 건강과 세금, 부채, 누군가의 부고, 후회와 수치, 돈이 나오면 꼭 사려고 마음먹은 것들, 냉장고 속 식품의 유통기한......그중 그녀가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더이상 생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녀는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안돼. 생각하면 안된다고 했잖아......그런데 그 사람, 오늘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했을까?"를 중얼거린다. 그녀는 몸을 바싹 웅크린다. 그녀의 모습은 온갖 상념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한마리 공벌레 같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늘 아침 지하철역에서 메트로를 나눠주던 아주머니의 손등이 스쳐간다. 동네 술집 간판이 떠오르고, 누군가와 편해지자고 걸었던 농담이 실례였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텔레비전 광고 문구가, 친구 집에서 막혀버린 변기가, 이번달 생활비는 얼마나 남아 있던가가 개천 위의 쓰레기처럼 그녀를 지나간다. 그녀가 잠 못 드는 데는 수만 가지 이유가 있다.
김애란,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중
수면부족
2008/08/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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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00:34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일을 우리가 어쩔 수 있을까? 다가오는 삶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 수밖에 없는 것을.
얀 마텔, 파이이야기 중
와, 이 책을 그동안 쌓아두고 있었다니. 안 보신 분 꼭 보세요. 강추강추!!! 단숨에 읽어버렸다. 너무 재미있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어떻게든 읽고, 걸어가면서도 읽고, 출근길 147 안에서도 펼쳐 볼 정도. 예전에 1/3 쯤 보았던 게, 사람들이 지루하다고들 하는 그 1/3이었다. 다시보니 난 오히려 그 부분도 참 좋다. 그 뒷얘기들과는 템포 자체가 다른 부분이다. 다 읽고 앞 부분을 다시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결말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다.
"내 이야기를 들으면, 젊은이는 신을 믿게 될 거요."라는 대사로 모든 게 시작되지만, 난 결국 인간에 대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읽는 내내 도저히 구명보트의 구조가 상상이 안 되어서 괴로웠다. 양장본 일러스트판을 사야겠다.
수면부족
2008/06/26 00:34
2008/06/2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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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2 23:45
우리는 벤치에서 일어나 놀이터 밖으로 나왔다. 나란히 걷고 있었지만 문득 옆을 돌아보면 낯선 사람이 있었다. 거리를 오가는 군중들 사이에서 우리의 발걸음은 자주 엉켰다. 우리는 아직 함께 걷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이였다. 오래된 연인들이었다면 아무 문제 없이 헤쳐갈 수 있었을 길이 우리에게는 험난했다. 걷기의 리듬은 자주 엉켰고 멸치떼처럼 몰려오는 사람들은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다.
p.157 혼자 작은 방에서 살 때 좋았던 건 오늘처럼 비오는 밤이다. 그 땐 또독또독.하는 빗소리가 바로 옆 창문 밖으로 선명하게 들리곤 했다. 큰 집에 살면 그런 빗소리는 묻혀져 버린다. 베란다 저 너머의 빗소리는 들리지 않고, 거실에서는 TV 소리가 들려온다. 방금 뒷베란다에 잠시 갔다가 빗소리를 듣고는, 비가 오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소리. 비 내리는 소리.
수면부족
2008/04/22 23:45
2008/04/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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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10:19
로이스터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이 다음의 3가지라고 한다.
"첫째 공격적으로 하라(Be aggressive), 둘째 집중력을 높여라(Be focusing),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Don't be afraid of failure) 등이다. 이게 지난해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원동력이다. 한국 선수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실패다."
꼭 나보고 하는 말 같다. 집중력은 어느 정도 자신 있는데, 공격적이거나 실패를 두려워 않는 모습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실패다...
수면부족
2008/04/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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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0 10:32
인생의 변화구는 폼이 바뀌어야 나온다 에 공감백배
수면부족
2008/04/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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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2 20:24
스무 살 무렵엔 누구나 은둔을 꿈꾸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어촌에 작은 낚시집이나 하나 열어서 살아가는 꿈. 또는 땡중이나 수도승이 되어 산사의 목어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꿈. 백두대간 봉우리 하나쯤 잡아서 산장지기를 하며 늙어가는 꿈. 그 때는 그게 꿈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가끔 세상은 나를 성가시게 하고 인연이 없는 여자들은 매몰찬 상처만 남기고 떠나가지. 스무 살 무렵에는 유난히 그런 일이 많은 법이지.
가끔, 자살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네. 마음 주지 않는 여자나 허망하게 무너진 추운 나라 때문에 음습한 거리를 청바지에 손을 꽂은 채 헤매기도 했을 것이네. 그런 때면 하늘은 너무도 청명하여 새들조차 날아다니지 않지.
스무 살 무렵에는 보고 싶은 사람도 많았네. 무인도에 함께 가자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그립고 공주같은 옷을 입고 다니던 짝궁이 그립기도 하지. 심지어 무던히도 두들겨 패던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이 그립기도 하지.
그때는 전화벨이 울려도 반갑기만 했지. 수화기를 들 때마다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는 것 같았네. 이별을 고하는 전화, 새로운 만남을 예고하는 전화,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전화들이 앞을 다투어 달려들었지.
토악질로 범벅된 입영전야. 자아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그런 노래를 부르며 밤새 거리를 헤매며 누군에겐지 모를 발길질을 해대며 눈물을 뿌려댔어도 그 땐 외롭지 않았네. 대가리박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화장실에서 삼켜버리는 소보루 빵맛도 기가 막혔지.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자신의 모습이 때로는 정겹기도 했을 것이네.
스무살 무렵, 세상은 언제나 낯설었지. 사람들은 바삐 떠나가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지. 맑스 떠난 자리에 푸코가 들어앉고 조용필은 21세기가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데도 사라졌네.
군복을 벗고 찾아온 교정에는 막바지 진달래만큼이나 싱싱한 젊음들이 배타적으로 기다리고 있었네. 시험지 한 장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언어를 상실했다는 사실을 그때쯤 깨닫게 되지. 남몰래 도서관에서 시험지 채우는 연습을 하는 동안 세월은 시험지 채우기보다는 쉽게 흘러가지.
스무살 무렵. 어떤 여자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지. 인간이 얼마나 바보스러워질 수 있는지 가르쳐 주는 그런 여자. 그런 여자는 포기할 만 하면 다가와 은전처럼 말을 흩뿌리고 지나가네. 그래서 상처는 더 오래도록 곪아가지. 그런 세월이 계속되면 마음 속에는 두려움마저 생기네. 그녀는 어머니가 되고 누이가 되고 간호교사가 되지.
그런 여자를 만난 가을이면 음악은 소금이 되고 마음은 염전이 되지. 염전의 물을 퍼내느라 하루종일 수차를 돌리는 세월. 그 세월이 오래면 짜디짠 소금처럼 음악들을 사랑하게 되고 그 음악들은 하나 둘 상처 위로 내려앉아 감각을 퇴행시키지. 산울림과 조용필, 들국화가 귓전을 떠나지 않게 되고 어느새 음악에서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그런 여자를 만난 겨울이면 서가에는 책이 쌓일 것이네. 지리산 토끼봉을 넘어 변산반도로 뛰는 사랑, 사랑하는 여자가 조총련이어서 간첩이 되는 사랑, 독일인의 사랑, 구월산 재인말에 천기로 스며들던 묘옥의 사랑, 그런 사랑들로 마음을 다스리네. 그러나 참 추운 겨울이었네. 그런 겨울이면 친구들은 군대로, 외국으로 하나둘씩 떠나가네.
그러다 봄이 되면 모임들을 기웃거리기도 했네. 함께 세미나를 하고 거리로 달려나가거나 어두운 뒷골목 소주집에서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네. 여기 오네 젊은 넋들 들판을 가로질러....
생머리를 질끈 동여맨 여자 선배들은 그럴 때 참으로 아름다웠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소주를 따라주던 그런 선배를 죄스럽게 훔쳐보면서 쓴 소주를 목구멍으로 넘기는 동안에도 세월은 차곡차곡 흘러갔네. 그 선배들도 하나둘 교정을 떠나고 말지. 도서관에 처박혀서 9급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고 있거나 양복입은 남자와 거리를 거닐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지.
어느 비오는 날 아침, 쓰린 속을 만지며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이젠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그럴 때 둘러본 책장의 책들 위에는 뽀얀 먼지가 앉아 있고 지난 1년간 단 하나의 음반도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 마음을 아리던 여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으며 지난 며칠간 단 한 통의 전화도 울리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지. 이십대가 간 거지.
비록 아직은 나이에 ㄴ 자가 들어가지 않는다해도 실질적인 이십대는 서해 낙조처럼 부질없이 스러져갔다는 걸 자신만은 잘 알게 되는 거지. 무심코 뒤져본 지갑 속에선 옛 친구들의 명함이 비져나오고 그들의 이름은 거개가 한자로 적혀있곤 하지.
우편함에는 듣도 보도 못한 발신인의 카드들이 들어있기 시작하지. 왜 청첩장에는 부모 이름이 적히는 걸까.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없이 백색 아트지로 된 그 종이들을 서랍 속에 밀어넣게 되지.
문화적 삼십대는 그렇게 시작하네. 사람이 그립지만 막상 만나면 아무도 그립지 않네. 기형도의 시를 다시 읽게 되는 것도 그 무렵이네. 밤마다 열쇠로 따고 들어오는 자취방은 보일러를 켜도 스산하기만 하지. 시리즈 비디오를 빌려보게 되고 반쯤은 다 못보고 반납하게 되고 가끔 극장가를 배회하기도 하지.
그럴 때 한 여자를 만나게 되지. 이제 바보짓은 하지 않아도 좋네.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서툴고 어색하지만 세월은 사람을 허투로 관통시키지 않기에 이제 다소는 무덤덤하고 심드렁하게 사랑을 고백해보게 되지. 그런 방식이야말로 서로의 상처를 줄이는 방법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인간이 만든 최악의 제도라던 결혼이 차악으로 보이게 되는 것도 그 쯤이고 서로를 간헐적으로 외롭게 만드는 더벅머리 친구보다 지속적으로 외롭게 만드는 반려가 더 나아보이는 때도 그 무렵일 것이네.
스무 살 무렵에는 여자의 매력이 마음을 데우지만 이제는 여자의 아픔이 용기를 북돋게 되지. 스무살의 전장에 묻고 왔다고 믿었던 부장품들이 옷장 속에서 기어나오지. 열정, 질투, 희망 따위. 말없고 단정하던 그녀가 자신에게만 응석을 부리기 시작하지. 월급을 탄 그녀가 중저가 브랜드의 티셔츠를 사다주면 그게 쑥스러워 일부러 옷자락을 바지 밖으로 빼어내서 입고 다니지.
하늘의 빛깔은 여전히 어둡고 앞날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게 되지. 소설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하네. 코미디 영화가 좋아지네.
그래도 가끔 스무 살 무렵을 생각하네. 밤새 술 마시던 골목을 지날 때면, 그때 읽던 책을 책장에서 치울 때면, 가끔 담배를 피워대네. 그땐 그래도 자유로웠다, 고 생각하지. 오, 그때의 그 자유가 얼마나 버거웠는지, 얼마나 성가셨는지, 얼마나 사람을 환장케 했던지를 생각하면서 이제 더 이상 그 자유를 그리워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네.
어느 날 자리에서 일어나 면도를 하게 되지. 면도날을 새것으로 갈아끼우고 그녀가 사다준 면도거품을 정성껏 바르고 뜨거운 물을 세면대에 받아서 말이네. 그리고는 머리를 깎고 몸에 잘 맞지 않는 이상한 옷을 입고 황급히 달려가네. 꼭 황급히 달려가야만 하네. 그게 어울리네. 그렇게 달려가면 거기 신부가 역시 이상한 옷을 입고 피곤한 표정으로 기다리네.
그때 잠시 멈추어서서 뒤를 돌아다본다네. 무진기행에 나오는 한 구절이 떠오를 것이네.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그러나 머리를 세차게 내젓고 걸어가 신부의 손을 잡네.
서른 살 무렵에 다시 은둔을 꿈꾸지.
그 운둔은 스무 살 무렵의 은둔과 다른 새로운 은둔일 것이네. 새로운 은둔의 동반자와 함께 걸어나가네. 드보르작의 한여름밤의 꿈이 울려퍼지네.
마흔 무렵이 되면 다시 이런 글을 쓸 것이네. 서른 무렵에는 누구나 은둔을 꿈꾸지, 로 시작하는 글 말일세. 당신이 부럽네. 축하하네. 이제 새로운 세계로 걸어가게. 다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싸우고 토악질하고 부둥켜 안고 울기를 바라네. 그래야 마흔이 되어도 이런 글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네. 안 그런가?
김영하
수면부족
2008/03/22 20:24
2008/03/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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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8/01/16 09:45
굉장히 슬픈 일인데, 우리가 상상력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나은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 믿음 같은 것이 적어요. 그래서 만날 '우리 현실에서 이것만 해도 어딘데'라는 생각이 지배해요. 개혁이라는 것이 진보의 기초적인 부분과 겹치기도 하지만, 개혁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진보를 가로막기 위해 사회를 좀더 합리화하는 데 있죠. 상상력이 없으니 그 부분을 놓치게 되는 거죠. 개혁이 갖는 소박하고 진보적인 경향에 너무 감사하는 거예요. '이것만 해도 어딘데'하면서. 그것은 어리석은 게 아니라 착한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착함 때문에 지금 된통 작살이 나는 거죠. 누가 어떤 놈이 밟았는지도 모르는 채 삶이 너무 고달파지는 거예요. 그래서 "에이, 이제 진보고 개혁이고 뭐고 싫고 무슨 사회, 이념도 다 싫다.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이야. 이명박이 제일이야" 하는 식으로 가는거죠. 이명박은 디지털 시대를 토목 건설로 해결하려는 몽상가인데 어떻게 된 게 이 사람이 가장 현실주의자가 되어버렸죠. 이것은 대단한 역사적 반동인데, 정말 슬픈 일입니다.
김규항(지승호 인터뷰),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시대의창, 2007) p. 134-135
우리나라 극우파들은 너무 재미있어요. 자기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굉장히 적잖아요. 세상에 사대적인 극우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까 극우도 아니죠. 유럽의 극우들을 보면 자긍심이 대단하잖아요. 우리나라 극우들은 철저한 기득권과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놈들이에요. 그건 사상도 아니고 신념체계라고 볼 수도 없어요. 순수하게 나쁜 놈들이고 존중할 필요 없이 모조리 쓸어내야 하는 놈들이죠. 어느 개그맨 말마따나 쓰뤠기들이죠.(웃음)
김규항(지승호 인터뷰),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시대의창, 2007) p. 146-147
항상 옳은 얘기를 해서 나같은 개량주의자는 불편하기도 하지만 김규항은 정말 옳은 얘기만 하는 것 같다.
수면부족
2008/01/16 09:45
2008/01/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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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Ditto
2008/01/06 21:03
평등주의자가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마음속 깊이 평등주의자가 되는 것은 더 어렵다. 누군가가 평등주의를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너그러운 강자가 가련한 약자에게 내보이는 자선이나 연민의 표면형에 지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어떤 개인들이나 집단들 사이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없을 때는, 다소의 양식만 있으면 평등주의를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갈등의 연속, 이해관계의 엇갈림의 연속이다.
고종석, [서얼단상] (개마고원, 2002) p.253
십대 때, 신을 믿기에는 너무 이성적이고, 신을 안 믿기에는 너무 유약하다며 자신을 한탄하곤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나는 여전히 유약하지만, 신에게서는 점점 멀어진다.
고종석, [서얼단상] (개마고원, 2002) p.280
수면부족
2008/01/06 21:03
2008/01/0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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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불류 시불류(我不流 時不流 )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