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장애가 있다. 어릴 때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많이 당해서인지 아니면 원래 머리가 나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인지, 심각할 정도로 기억력이 형편없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다섯 번 정도는 만나야 가까스로 기억한다-어릴 때 살았던 동네나 집, 나에게 잘해준 사람, 상처를 준 사람,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 구분하지 않고 모두 기억 못 한다.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깜깜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심지어 군대 시절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혹독하게 훈련을 받고 추위와 싸우며 눈을 치웠는데 (군대에서 축구도 했을 텐데) 그 시절에 만났던 사람이나 들었던 이야기, 대사 같은 게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명색이 작가인 주제에 이렇게 기억력이 형편없어서야, 거 참,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대책없이 해피엔딩] 중 김중혁
김중혁 작가를 만나게 되면 대결 한 번 해보고 싶다. ㅎㅎ
진짜 이쪽 방면으로는 지지 않을 자신 있는데. 글만 봐서는 나랑 너무 똑같아서 섬뜩할 정도네!
내가 늘 "나는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처럼 그도 "나에게는 장애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ㅎㅎ 어릴 적은 물론이며 다 커서의 기억이 없는 것도 똑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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