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월 차례대로 세 편의 영화를 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제 오늘은 극장에서 원없이 울었다. -.-

1. 안경(오기나미 나오코, 2007)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들이 훨씬 더 좋은데 우스꽝스러운 체조 사진이 포스터라니.
나도 1년의 한 계절은 늘 이런 곳을 찾아 머물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
바다를 바라보며 뜨개질을 하고, 책을 읽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지낸다니.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다. (팥빙수 먹고 싶어!)

2. 시간의 춤(2009, 송일곤)
  

영화 첫 장면부터 눈물이 나왔다.
쿠바 영상을 보는 순간부터, 라틴 음악이 깔려나오는 순간부터 쿠바에 대한 그리움이 집채만한 파도처럼 밀려와서 걷잡을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쿠바로 날아가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100년 전 쿠바로 건너간 한인들의 이야기, 그 사람들의 아들딸, 손자손녀들의 이야기, 그들의 사랑 이야기.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들...(남편이 죽는 순간 자기 인생도 멈춰버렸다고 말하던 할머니 인터뷰부터 그냥 대놓고 울기 시작했다. -_-;;;)
영화 마지막 부분에 방파제 위에서 두 남녀가 살사를 추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춤 추고 싶은 생각이 간절...
보는 내내 음악이 하나같이 너무 좋아서 푹 빠져들었다. OST 나오면 반드시 구매!!!

3. 퀼(2004, 최양일)
  

아무래도 난 울보가 되어버린 게 틀림없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영화 시작부터 눈물을 줄줄줄줄 흘리기 시작해서 급기야 영화 끝날 때 쯤에는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앞도 안 보이고 숨도 못 쉴 지경까지 되었다. 어제 본 시간의 춤도 그렇고, 오늘 본 퀼도 그렇고 그렇게까지 울만한 영화가 아니다. 영화 보고 나오는 길에 어떤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생처럼 보이는 아이가 같이 본 엄마한테 "난 아~무 느낌없이 봤다"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 역시나 내가 아주 오버하고 있다는 걸 인정.
스토리 자체는 정말 별 게 없는데, 게다가 영화 시작부터 울 게 도대체 뭐가 있다고.
나는 동물, 특히 개가 나오면 약해진다. 아마도 갓난아기때부터 그리고 서울로 대학오기 전까지 줄곧 개를 기르며 커서 그런 것 같다. 내 정서가 형성되는 데 개들이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클지. 아빠께 제일 고마운 것 중 하나가 동물들과 같이 자랄 수 있게 해주신 것. 개는 주인에 대해 바보스러울만큼 무조건적인 사랑과 충성을 보여준다. 그런 유대관계를 겪어보고 자라지 않았다면 난 지금의 나와 많이 다를지 모른다. (개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좀 더 길게 해야겠다)
+ 맹도견 훈련센터의 서장님으로 나오는 분한테 반했음!
2010/01/18 22:58 2010/01/1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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