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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from Ditto 2007/01/09 00:04
인간의 기억은 쉽게 변질되는 것이며 착각이나 선입견은 거짓말과는 달리 그 배경에 죄책감이 없기 때문에 진위를 판단하기가 참 어렵다.
- 미야베 이유키, [모방범] 2권(문학동네, 2006) p. 462
"잘 들어.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사실에는 정면도 없고 뒷면도 없어. 모두 자신이 보는 쪽이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어차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밖에 믿지 않아."
- 2권 p. 493
"너도 늘 뭔가를 하려 했어. 자신의 불행을 넘어서기 위한 길이 없을까 늘 찾고 있었어. 그 순간순간마다 넌 항상 올바른 방향을 택했어. 그렇지만 곧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파오니까, 역시 이건 진심이 아니라며 그만둔 거지. 꼭 누가 야단이라도 치는 것처럼 변명을 만들어내면서. 그렇지만 아무도 너를 탓하지 않아. 네 인생은 네 것이야. 앞으로의 인생도 마찬가지야. 누구한테 일일이 물어보고 행동할 필요 없어. 자신을 위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생각하면 돼."
- 3권 p. 279



500-600 페이지 3권의 압박.
그러나 순식간에 읽힘.
독자를 끌어들이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작가인 듯 하다.

무섭다.
추리소설이 아닌, 범죄소설이라고 해야하나. 일종의 사회소설이라 해야하나.
원한이 얽힌 것도 아니고 돈이 목적도 아니다.
여자들은 그냥 희생된다. 너무나 잔인하게. 그래서 더 끔찍하고 무섭다.
중간에 이런 말이 있다.
'운이 나빴다면 자신도 그 범인의 손에 걸려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전율하면서 뉴스를 바라보는 것과, 자신의 내면에 그런 폭력적인 부분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뉴스를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싹 한기가 느껴지는 두려움.

희생자 중엔 남자도 있고,
이 이야기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환경과 성격발달 장애와 여러 사회 문제들이 초점인 것이지만,
하지만,
여자로 산다는 피로감이 좀 더 더해졌다면 지나친 말일까.
2007/01/09 00:04 2007/01/09 00:04